자전거가 문 앞에 세워져 있다는 건, 그 집 사람이 안에 있다는 뜻이다.
혹은 곧 돌아온다는 뜻이다.
빈집과 사람 있는 집을 구분하는 가장 조용한 신호이다.
효율적이지 않고 필요 없는 신호들이 모여 일상 감각과 연결된다.
집을 지키는 자전거는 대부분 기어도 없는,
바퀴가 크고 앞 바구니가 달린 묵직한 자전거다.
빠르게 이동하려는 도구가 아니다.
즉, 자기 속도로 동네를 통과하는 도구이다.
한국에서 자전거는 효율 전쟁에서 밀렸다.
촘촘한 지하철과 버스는 상대적으로 이동 효율이 높다.
자동차가 경제 성장과 중산층의 상징이 되면서,
자전거는 자연스럽게 그 반대편에 놓이게 됐다.
일본에서의 장면 속 자전거는 마치 ‘내면의 속도’이다.
대사 없이 감정을 전달하는 도구이다.
페달을 밟는 속도, 방향, 사람의 수 그것만으로 그 인물의 내면 상태를 표현한다.
자전거의 속도를 시절의 속도로 표현하는 감각적 도구로도 사용된다.